아차하는 순간 무의식적인 실수를 했다.
홍삼정액을 신청하면서 주소를 문자로 보내며
연락처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아내의 이름을 쳐 넣는과정에서
이영숙이 아닌 한춘자를 써 넣은것이다.
확인과정에서 아내가 서운함을 나타내고
난 솔직하게 실수임을 인정하는 멘트를 못했다.
그것이 발단이 되어 아들과 아들 내외에게까지 전파되는
아주 난감하고 불명예스런 일을 어제 저녁 격었다.
나의 실수 였지만 좀은 안쓰럽고 이해해 주었으면 하는
조금은 아내의 행동이 서운하다.
26년을 살을 섞고 마음을 주었던 사람을
단 3-4년 만에 하얗게 지우라는 것은 좀 무리가 아닐까?
무의식의 세계, 그 속에 자리잡은 옛 사람의 영상을
그렇게 쉽게 지울 수 있겠는가?
물론 지우려는 노력을 크게 하진 못했음에...
또 무리하게 지우고 싶지 않았음을 시인하지만.....
충용이 방에 있던 그사람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거둬서
깊숙히 넣었다. 아들에게 미안하지만....
가정을 원만하게 이끌려면 자존심도 다 팽개쳐야 하는데....
내 맘만 믿고, 나만 이해해 주기를 원하면서
아내의 마음을 몰라준 내가 미련하고 어리석다.
아내가 역정을 내고 큰 소리를 쳐도
아무말 하지 않았다.
같이 큰 소리를 내 봐야 다 나쁜 언어들만 서로 쏟아낼게 뻔하니까
극단의 상황을 벗어나서 좀 생각할 수 있도록
내가 참고 아무말 하지 않는 편이 잘하는것일게다.
부부라는것, 정말 힘들다.
후회가 된다. 이런 고통이 있음을 왜 알지못하였을까?
혼자일때가 좋은것을.....
그래도, 남녀는 둘이 살아야 한다.
조물주는 어느 한 편이라도 혼자 살게 만들지 않았다.
다 세월이, 아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이니까....
오늘도 냉전속에서 무거운 비구름처럼 조용하게 보내야 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