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오후
모두가 돌아간 조용한 교실에서
이젤을 앞에 놓고 하이얀 도화지와 마주한다.
내 마음을 조용하게 하고 편하게 해주는
자연의 한 조각을 종이위에 그려본다.
똑같은 곳을 보아도
보는 사람마다 다른 감흥이고 다른 모습으로 닥아온다.
나무, 물, 돌 , 집 그리고 갖가지 풀들....
잎사귀 떨어져 앙상한 가지만
바람에 흔들고 섯는 나무와
하이얀 백설로 뒤덮인 들판과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인간들의 집들....
점점 추워지는 겨울날 그리고 싶은 소재들이다.
잘 그리던 못 그리던...
붓을 잡고 아무런 잡념없이 몰두하다보면
삶 자체가 아름답고 즐거워진다.
이제 다시 이젤을 펼쳐놓아야할까보다.
뿌옇게 흐려진 하늘이 곧 함박눈을 펑펑 쏟아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