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의 단풍이 이번주가 젤 좋을거라는 보도기사가 있어서가 아니라도
올 단풍이 유난히 곱고 아릅답기에 지난주에 천불동에 이어서
이번주에는 12선녀탕 계곡으로 단풍놀이를 갔다.
전국각지에서 온 관광버스들이 이른 아침인데 벌써 주차장을 메우고
도로옆을 따라 승용차와 버스가 줄을 지어 주차돼 있었다.
몇 자리 남지 않은 주차구역에 차를 대어 놓고
집사람이 병원에 있다가 외출한다는 핑계로 왔기에 준비도 별로 없이
김밥과 물과 컵라면 두개만 달랑 넣은 색을 메고
12선녀탕 계곡으로 들어서니 맑은 계곡물에는 지난밤 강풍에 떨어진 낙엽들이
둥둥 떠서 있어 꼭 정화수에 꽃 띄워놓은 것 같았다.
세속의 시끄러운 소리만 듣다가 맑은 계곡수의 교향곡을 등으니
몸도 마음도 편안하고 맑아진다.
함께 간 친구 내외와 술 한 잔 나누며 살아가는 이야기도 나누고
과일도 깎아 먹으며 아름다운 절경에 감탄하면서 2시간여 만에
복숭아탕 폭포까지 갔다.
여유롭고 편안한 드래킹이였다.
내려오는 길에 시원한 계곡수에 발을 담그니 뼈속까지 냉기가 스미며
온 몸이 상쾌하고 피로가 싸-악 풀린다.
필레 약수로 단풍구경을 가 입구의 불타는 단풍나무들의 군락에서 사진을 몇 컷 찍고
약수도 한 컵 마신 뒤 피아시 골 추어탕 집에서 친구 내외와의 석별을
한 잔 소주로 달래며 내년의 단풍구경을 기약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내는 다시 병원으로 향했고 나 혼자만의 덩그마니 밤을 보냈다.
황홀하고 현란한 만산 홍엽이였다.
좋은 구경, 뿌듯한 우정 그리고 두터운 사랑을 느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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