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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정이란 바로...

처가댁에 갔다.

지우네가 먼저 가 있었다. 어제 다녀간다고 하더니.....

오래묵어 검은 색을 띠는 호박 된찌개에 햇살밥을 점심으로 먹고

장모님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내도 아직 가보지 못한 골짜기 찻길을 따라

차를 몰고 쭈-욱 올라가봤다.

길 옆 밤나무에 알밤이 열려 아내와 나무밑을 수색해 보니

붉은 빛 알밤들이 땅바닥에 여기저기 떨어져 있었다.

보이는 대로 주워 담고 보니 어느새 비닐 봉지에 한 됫박은 족히 모였다.

아무나 주워가면 되는 시골길옆 밤나무가 있어 고향이 더 좋다.

하이얀 억새가 작은 가을 바람에 몸을 흔들며 반기고

누렇게 색을 바꿔입은 들깨잎도 손짓을 하며 따다가 반찬을 만들어 먹으란다.

장모님이 뽑아주시는 달랑무을 다듬는 아내의 얼굴에 행복이 가득하다.

가지도 몇개 따서 담고 열무를 다듬어 담아 차에 실었다.

늘 가까이 있으면서도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이지만

명절때 한 번 찾아가 뵙고는 자식의 도리를 다한냥 잊어버린다.

가겠다는 딸과 사위를 아쉬운 얼굴로, 섭섭한 표정으로 손짓하며

"그래, 얼른 가거라. 조심해서 잘 가라'

더는 붓잡지 않으시지만 좀더 있다가 갔으면 좋겠다는 표정이시다.

부모의 마음은 언제나 염려와 걱정으로 가득하다.

살아 생전에 자주 뵙고 함께 곁에 있어드려야 하는데.....

충용과 범이도 대산 외가댁에 가서 무우와 달랑무를 한 보따리 받아왔다.

그저, 무엇이나 안겨서 듬뿍 주어 보내고픈 고향 외할머니의 맘을....

낼은 철원 누님댁엘 다녀와야 하겠다.

누님이 전화를 하시고 피곤한데 김장때나 오라시지만

끝에는 '그래도 올려면 와라' 이시다.

끊었던 전화를 다시해서 "과일도 많이 있고 고기도 있으니

아무것도 사오지 말아라" 하신다.

동생이 돈 쓸까봐 걱정해 주신다.  어머니같은 나의 누님이시다.

감사하고 고맙고....

지금 밤 9시가 25분이나 넘었는데 아내는 김치를 담근다.

아내가 명절에 고생을 많이 했다. 여보, 당신 힘들었지.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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