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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

기축년 설

아침 6시30분에 홍천으로 가는 길

밤새 눈이 흩뿌려 고속도로가 축축하게 젖어있고

가로등불과 자동차 불빛에 반사되어 번들번들거린다.

조심스럽게 차를 몰아 큰댁으로 가니 이미 차례상은 차려져있는데

조카들이 내려오질 않아 한참을 기다렸다.

07식 20분쯤 모두 모여 차례를 지내고 한 잔씩 음복술을 마신뒤 집으로 올라와

부모님과 형님의 차례를 지냈다.

아침은 큰댁으로 다시 내려와 먹고 집으로 올라가서 잠시 쉬고 있으려니까

춘천에서 아내의 차례를 지내고 아들들과 며느리와 예빈이  그리고 안사람이 왔다.

모두 피곤한지 성묘갈 생각들을 않는데 배도 부른데 성묘를 갔다오자는 큰 조카의 말로

막내 수경이 동생, 충용, 충범, 큰조카 춘홍, 막내조카 충인, 조카딸 수지등과 아버님산소가 있는 남면으로 갔다.

산을 오르는데 밑바닥이 평평하고 반들반들한 운동화를 신은 충용이는 두번이나 엎어지고 자빠졌다.

미끄러운 산을 힘들게 올라 반쯤 눈에 덮인 아버님 묘택앞을 쓸어내고 상을 차린뒤

준비한 약주를 올렸다. 아버님의 모습이 아련하게 생각났다.

어머님 산소와 형님 산소를 거쳐 아내의 묘소에서 충용이와 충범이,충인이가 제주를 올리고 산을 내려왔다.

나이들어도 아버님과 어머님이 그립고 보고싶은건 마찬가지다.

살아 생전에 좀더 많이 효도하고 보살펴들릴것을.....

수경이는 차가 펑크가 나서 서둘러 원주로 떠났고 우리도 춘천으로 돌아왔다.

현옥이 내외와 두 손녀딸이 와서 세배를 하고 좀 있다가 서울에서 수정이와 인정이가 내려왔고

가평의 은옥이 내외가 함께 와 세배를 하였다.

온 가족이 모여 점심으로 만두국을 끓여 먹고 아이들 외갓댁으로 갔다.

서울에서 고생하는 수정,은정이가 10만원을, 현옥이와 은옥이가 15만원을 용돈으로 주고 간다.

자식들에게 주어야할텐데 용돈을 받으니 마음이 편칠않지만 그게 그네가 생각하는 효도라고 생각한다면....

자식들은 그런 마음으로 부모를 대하고 그래야 속이 편할테니까.

처가댁에 가니 장모님이 반갑게 맞아주신다. 이미 세째,네째 동서 내외는 와 있다.

막내 처남도 내려와 있었고 큰 처남은 춘천의 당구장에 가서 보이질 않았다.

많은 식구들로 온 집안이 꽉차고 방방이 사람들이다.

너무 복잡하고 어수선하니 아내는 그게 힘들고 싫은가 보다.

몸이 불편하다며 일찍 집으로 가잔다.

큰처남이 들어오자 마자 미안하게도 우린 처가댁을 떠나야만 했다.

아마도 처남들과 동서들 그보다 장모님이 무척 서운하셨을 것 같다.

사실 나도 처남들과 동서들과 오랫만에 술 한 잔 나누며 함께 밤을 보내고 싶었는데.....

참으로 즐겁고 행복한 설 날이였다.

모두의 축원처럼 우리 가족 모두에게 복이 가득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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