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내릴 한 줌의 흙이 귀한 바위 너럭에
탐스런 꽃을 피운 구절초
중년의 남자 가슴을 허전하고 더 애리게 한다.
충용이가 홍천에 가서 쌀을 가져왔다고 병원에 왔다.
혼자 40키로 쌀가마를 5개나 날라 오느라 힘들었겠다.
조카가 애써 키워 찧어 보내 편하게 앉아 일년 식량을 받아 먹게 됐다.
충용이가 병실에 들어오니 분위기가 어색하다.
아내도 말이 없이 무심히 앉아 있고.....
부모 자식간에 만나면 반갑고 화기애애 할 분위기건만.....
아비인 나에게 아들에게 지나치게 애정을 주어서도 않되고....
정말 이해가 안되고 마음이 너무 허망하다.
앞으로 어떻게 아들과의 관계를 가져야 하며
아내에게 어떤 마음으로 대해야 할런지.....
집에 가서 아내에게 머리를 깎고 염색을 했다.
아내가 구워주는 고구마도 먹고 음료수를 먹으며 신문을 보다가
그만 음료수를 새로 세탁한 카페트에 쏟고 말았다.
참 한심스럽고 화가 났다.
집안이 왜 이리 썰렁하고 냉냉한지.....
서둘러 병실로 돌아왔다.
날씨도 흐리터분하고 내 기분도 띨띨하고.....
"퇴원 언제 할거야요?"
" 금요일에 하지 뭐, 그래야 당신이 귀찮지 않겠지 "
아무말이 없다. 무슨 의미인지 새겨보았으리라.
내가 왜 다시 입원을 했는지 재 입원할때의 내 마음을 알고 있는지.....
'횡설수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내의 차 (0) | 2012.11.17 |
---|---|
억새와 코스모스 (0) | 2012.11.02 |
가 보고 싶은 선암사 (0) | 2012.10.28 |
병원비 (0) | 2012.10.25 |
반갑지 않은 아내의 가게 일 (0) | 2012.10.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