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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 누님

 

66세의  둘째 누님 (2008.09.15)

누님과 아내 (2008.09.15)

언제나 허허허 하시며 웃음을 호탕하게 웃으시는 누님!

매형이 뇌중풍으로 쓸어져 거동을 못하셔서

아픈 허리에 대소변을 다 받아내시면서도

전화통 저 편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힘있고

밝은 톤이고 거침없이 웃어제끼는 모양이

근심 걱정 하나도 없는 이 같지만

속으로 얼마나 걱정이 많으셨고 고생을 하셨으면

저리도 얼굴이 많이 상하셨을까?

아내와 철원으로 누님과 쓸어지신후 뵙지 못했던 매형을 만나러 갔다.

추석 명절을 보내고 막 떠나려던 큰 조카네가 마침 있어

버선발로 뛰어 나오는 누님과 함께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하얗게 핏기없는 얼굴로 침대에 누워 계시는 매형이 너무 안처롭다.

그래도 억지로 일어나 앉으시면서 뼈만 앙상한 손으로 내 손을 꼬옥 잡아주신다.

그리도 나를 사랑해 주고 좋아해 주시던 둘째 매형이였는데....

모든걸 다 포기하시고 죽지 못해 삶을 연명하시기에

떠나올때 아내에게 이제 마지막인지 모른다며 약한 소리를 하셨다.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

세월이 사람을 약하게 하고 병들게 만들어 이리 슬프게 한다.

누님은 동생에게 무엇이라도 주고 싶어 광에 들어가

 햇고추가루도 퍼 주시고, 햇 밤도, 도라지도 캐 주시고, 오이에다 ....

누님의 정을 듬뿍담아 차로 하나 싣고

저녁 해 먹고 가라는 매형의 말씀을 뒤로하고 돌아왔다.

매형 부디 힘든 삶이지만 몸 잘 보전하셔 오래 사시고

누님 운명이라 받아들이시고 맘 편히 건강 챙기시여 오래 사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