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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온뒤

4이레담 2011. 12. 10. 12:09

 

첫눈 온뒤에   2011. 12. 10

첫눈이 밤새 꽤 많이 내렸다. 한 6 Cm 내린것 같다.

그래도 올 겨울엔 눈이 아무리 많이 내려도 걱정이 안된다.

왜냐하며 올부터 전철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이다.

따듯한 실내와 의자가 있어 좋고 늘 비워져 있는 내가 앉을 자리.....

신문 한 장 펴들고 이것저것 읽다보면 어느새 목적지.....

내 생애에 이렇게 전철을 타고 출퇴근을 할 수 있다니 참으로 신기하다.

완행 버스도 하루에 두세번인 오대산 첩첩산중에 작은 마을 시골학교에서 시작해서

모두가 막장이라고 여기던 시커먼 탄물이 흐르는 정선의 탄광촌 학교에서도 4년씩이나....

물이 귀해서 귀를 에는 추운 겨울에도 물초롱에 물 긷고 발래하던 고난의 시절이 생각난다.

쌍둥이 아들들 기저귀 빨래로 물 많이 쓴다고 쫓겨 났던 기억들도....

이제 3년 더 근무하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은퇴를 해야한다.

정말 나의 인생도 황혼기를 맞아 저 뒤켠으로 물러나야한다.

아쉬운 마음, 허무한 마음이 든다.

앞으로 남은 내 인생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지도 걱정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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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아침운동 뒤에 지하 허름한 식당에서 막걸리 몇 잔 마시고

오천냥짜리 갈비탕 한 그릇 먹고 들어왔다.

그져, 작은 것에 만족하면서 편한 맘으로 하루하루 사는 수 밖에 더 있으랴.

낼은 클럽 송년회겸 자체대횟날이다.

아내는 동창 친구들을 만나러 서울로 간다는데.....

어떤 날이 될지 모를 내일도 그저 좋은 날이고 좋은 일만 있을거라는 막연한 기대감으로....

그저 그렇게 살아야 하겠지.